본문으로 건너뛰기

바이크카고 제작일지 #1 - 시작

· 약 8분

취미로 바이크카고를 운영한지 벌써 8개월이 넘었다.

그냥 개인용으로 크론잡이나 돌리려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지금은 DAU 100~150이 찍히는 꽤 재밌는 서비스가 되었다.

#1 바이크카고 서비스 모습
#1 바이크카고 서비스 모습

서비스 개시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최근 성장세가 줄어들고 유저수가 유지에 이르르게 되었다.

이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대책을 생각하기 전에, 지금까지의 성장 배경을 정리, 진단해보고자 한다.

어떻게 시작했는가?

#2 오덕후(오토바이 덕후)가 되어버린 나
#2 오덕후(오토바이 덕후)가 되어버린 나

서비스가 없으면 가려운 곳은 자기가 긁어야 하는 법.

실증이 금방 나는 성격이라 이미 3번째 바이크를 타고 있었는데도 기변(업글)이 너무 하고 싶었다.

당시 혼다 CBR-650R, 스즈키 S750, 야마하 R6, 두카티 몬스터 883 정도의 인기 기종들을 위주로 보고 있었는데, 문제는 각 기종마다 한국에 매물이 없다거나, 단종되었다거나 하는 등 치명적인 문제들이 있었다.

이는 당연히 중고시장에도 영향을 미쳐서 R6나 CBR-650R 같은 경우는 신차보다도 비싸게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가 되는가 하면, 그마저도 올라온지 10분도 안되서 팔리곤 했다.

때문에 [네이버 카페] 앱의 알림기능을 이용하거나 해서 빠르게 올라오는 매물들을 캐치해야 했다. 하지만 바이크의 경우 중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이 파편화 되어 있어서 그것만으로는 매물들을 다 확인할 수 없었으며, 알림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플랫폼도 영향력이 상당했다.

#3 주요 바이크 중고거래 시장 별 매물 수 비율
#3 주요 바이크 중고거래 시장 별 매물 수 비율

바이크 거래는 중고차와 다르게 딜러가 존재하지 않고, 보증이나 검사를 해주는 엔카, K-Car 같은 서비스도 없다.

가장 많이 거래가 일어나는 곳이 [바이크 튜닝 매니아](이하 바튜매) 라는 네이버 카페이고, 이후 중고나라(네이버 카페), 번개장터, 파쏘 순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내가 느낀 페인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였다.

  1. 내가 딜러도 아닌데 하루종일 저 모든 플랫폼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모든 플랫폼의 매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고, 관심있는 매물이 등록되었을 때 알림이 오면 좋겠다.
  2. 중고거래 특성상 얼마가 적정가인지 알기가 어렵다. 해당 기종의 평균 시세를 알고 싶다. 내가 눈탱이를 맞았는지, 아니면 이득을 봤는지 알 수가 없다.

처음엔 서비스를 만들 생각이 없었고, 어차피 혼자 쓸 거라서 스크립트만 몇 개 작성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스크립트 완성 후

어찌어찌 간단한 크롤러를 짜고, 매칭되는 키워드가 있는 경우 텔레그램 메세지를 쏴주는 아주 기본적인 스크립트를 작성해서 AWS Lambda를 통해 크론잡을 돌렸다.

#4 크롤러 및 알림이가 돌아가는 사진
#4 크롤러 및 알림이가 돌아가는 사진

초창기에는 많은 공을 들이고 싶지 않아서 가격도 파싱하지 않고 제목만 가지고 단순 키워드 매칭으로 알람을 줬었다.

크롤러는 문제 없이 잘 돌아갔고, 아무런 비용 없이 나만의 작은 중고매물 모아보기 서비스가 탄생했다.

하지만 시세를 파악한다거나, 시간 흐름에 따른 가격대 변화를 분석해서 인사이트를 얻는다거나 하는 기능들을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해당 기능들을 구현하려면 일단 크롤링한 매물 데이터들을 저장 / 검색 / 질의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비용을 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엔 S3에 파일로 떨어트려놓고 매번 읽어서 한다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이럴거면 서비스를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로의 전환

처음부터 서비스를 만들 생각은 없었는데,

주요 전환점은 다음과 같다.

  • 가장 중고거래가 활발한 카페의 운영성향이 나와 너무 맞지 않았다.
  • 네이버 카페에서 바이크를 검색해서 사는 건 너무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필터, 정렬, 추세 어느 것도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 중고 거래 시장이 파편화되어 있는 게 싫었다. 서비스가 다 불편하고 거래를 위한 서비스가 아니어서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면 시장을 통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매일 일하는 게 B2B에 가까운 성격이라 B2C 서비스로 매일 유저들과 호흡하는 서비스를 해보고 싶었다.
  • 이미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서비스가 아니라 0에서부터 운영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지 않은 기술스텍을 적용해보고 싶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서비스와는 다르게 실제 운영하면서 적용해보면 Pros & Cons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이걸로 나중에 크게 후회하게 된다.

다음 편에서 계속